[하이에나 Life]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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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

정말 대학원과 잘맞을 것 같은 친구에게, 대학원을 권유했으나 직장에 들어갔다. 친구는 몇년뒤 결국 회사를 다니다 나와 대학원 준비를 하고 있다. 나는 “그럴 줄 알았다~” 와 같은 결과론적인 이야기를 뱉으며, 나의 예지력에 감탄하며 친구가 왜 도전하지 않았을까에 대해 생각했다.

지방에서 취준을 하는 친구가 삼성전자, 하이닉스, 현대자동차와 같은 기업들을 가고싶긴 하지만, 자신을 뽑지 않을거라며 대기업들을 배제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았다. 친구가 나온 학과의 분들이 대기업에 많이 있다는것을 알기에, 대기업들도 준비해보면 좋은 결과 있을거라고 말해주었다. 다방면으로 취업시도 이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친구는, 연락이 잘 닿지 않게 되었다. 나는 ‘시도해보면 되었을텐데~’ 라는 생각으로 친구의 인생을 쉽게 평가한 뒤, 왜 도전하지 않았을까에 대해 생각했다.

나와 주1회 기술블로그를 쓰자고 약속했던 친구, 결국 쓰지 않았다. 좀더 준비가 되면 ㅇㅇ 하겠다는 사람들, 결국 행하지 않았다.

나는 어떤가.

“중선이는 코딩해도 잘 맞을 것 같아” 라는 말을 실행으로 옯기지 못하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다가, 4년이 지나서야 다시 코딩쪽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애플주식을 사면 무조건 오를거야” 라고 말하고 다녔지만, 막상 소극적으로 투자 했었다. ‘오랜만에 ㅇㅇ친구에게 연락해봐야지’ 라는 생각은 결국행동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최근에는 친한 친구로부터 ‘왜 유튜브 영상을 안올리냐’ 라는 질문을 받았다.

다양한 핑계를 댔지만, 나도 똑같다.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완성할 수 없었다. 다작 속에서 수작이 나온다는 것을 알지만, 결국 올릴 수 없었다. 간단한 sort 알고리즘도 글로 써내렸던 나지만, 이제는 블로그 글을 쓸 수 없다. 두려움속에 완성을 해낼 수 없게 되었다. 다양한 댄스배틀을 나가던 21, 22살의 나는 27살 이후로 어떤 댄스배틀도 나갈 수 없었다.

왜 이렇게 겁이 많아졌을까? 아무것도 모르고 해내던 순간들은 그저 찰나의 순간인걸까. 세상의 이치인걸까. “메타인지” 혹은 “자기객관화” 라는것이 이루어지면서 부끄러움을 느끼는걸까? 이런 원인을 찾고자 노력하는것 조차, 회피의 일종인지 모르겠다.

이런 두려움을 한켠에 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써나가고, 사람들과 연락하고, 자기 주장을 펼치고, 영상을 찍어내고, 투자를 하고, 머쓱한척 머리를 긁적이며 사람들에게 오지랖을 부려보고, 헬스장에 나타나고, 뱃살을 출렁이며 수영장을 나가고, 봉사활동을 하고, 결혼식에 가고, 불편한 모임에 나가고, 외딴 여행지에서 말을 걸고, 흙탕물에 들어가고, 자신의 목소리를 이야기하고, 노래부르고, 춤출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옆집의 누구보단 못난 영상이지만, 어떤 섹시한 개발자보다는 얕은 내용이지만, 멋드러진 동굴목소리는 아니지만.. 조금 더 과감하게, 꾸준하게 이야기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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