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정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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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양성학교 '정글' 수강생이 22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문지캠퍼스 강의동에서 과제 발표 준비를 하고 있다. 대전=홍인기 기자

1. 이동희. 28세. 항공운항 전공. 파일럿 훈련을 받다가 코로나로 포기.

2. 길인식. 30세. 군사학과 출신의 전직 육군 장교.

3. 윤중선. 28세.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전직 IT업체 직원.

4. 이진호. 30세. 조선공학 석사. 조선회사의 연구원 출신.

학업·직업 배경은 천차만별, 저마다 절절한 사연을 품은 젊은이들이 대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정글'에 모였다.

잠깐, 카이스트 안에 정글이 있다고?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곳'이라는 비유적 의미의 정글이 아니라, 이들이 등록한 교육과정의 이름이 진짜로 '정글'이다. 정식 이름은 'SW 사관학교 정글'. 소프트웨어 개발자 양성학교다.

이들을 포함한 60여 명의 교육생들은 5개월간 동기들과 합숙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다시 태어나는 법을 찾아 나섰다. 이들이 입소한 개발자 양성학교는 밥 먹고 자는 시간만 빼곤 주야장천 코딩(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만 판다고 입소문이 자자한 곳. 바로 정글이다.


정글의 법칙①: 버텨야 살아남는다

카이스트 비학위과정인 정글에 지원하는 절차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정글은 매년 두 차례 수강생을 모집하는데, 전산학을 전공하지 않은 지원자들은 2주간 전산학 기초 자료를 공부한 뒤 입학시험을 치른다.

그러나 지원하긴 쉬워도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지원자들 중 많은 인원이 입학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정글 입구에서 발길을 돌린다. 이유는 시험 시간이 무려 7시간에 달하기 때문이다. 정글에서 혼자 살아남을 수 있을지, '떡잎'부터 가려보는 과정인 셈. 정글 운영진인 이범규 팀스파르타 대표는 "정글 입학시험은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는 것을 가장 중시하는 정글의 법칙에 동의하고 따라올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입학시험과 면접을 거쳐 선발된 60명만이 정글행 티켓을 손에 쥔다.

정글 수강생들이 5개월간 합숙하는 대전 카이스트 문지캠퍼스 기숙사 모습. 대전=홍인기 기자

60명의 타잔이 19주를 버텨야 하는 정글은 어떤 모습일까. 숲이 빽빽하게 우거져 낮에도 사방이 컴컴하고(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 지 모르는 짐승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며(높은 생존 난이도), 그래서 함께 힘을 합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곳(팀플레이 강조)이 바로 정글이다.

개발자 학교 정글도 열대우림 정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글 5기 수강생들은 19일 정오에 입소한 뒤, 여독을 풀 겨를도 없이 곧바로 첫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입소 4시간 만인 오후 4시 '로그인 기능을 포함한 웹서비스를 만들라'라는 지령이 떨어졌고, 당장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기획안을 제출해야 했다. 기획-코딩-발표 준비까지 주어진 시간은 단 3일. 직업군인 출신 길인식씨는 "과제가 주어진 뒤 모르는 기술을 알아서 습득한 후에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했다"며 "새벽에 자고 아침부터 코딩을 하는 일상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정글 5기 수강생 윤중선(왼쪽)씨와 길인식씨. 대전=홍인기 기자

정글의 법칙②: 스스로 몰입해야 산다

입소 나흘 차인 22일 오후 4시. 첫 번째 프로젝트 결과물의 발표를 마친 수강생들에게 곧바로 '생존 과제'가 주어졌다. ①난이도별 알고리즘 문제 풀기 ②1,000쪽짜리 전산학 전공서적 읽기 ③정글 개발일지 작성하기. 정글 수강생들은 이렇게 매주 새로운 과제를 받은 뒤, 스스로 공부해 결과물을 산출하는 과정을 19주간 반복한다. 정글에서 '나침반' 역할을 하는 운영진은 존재하지만, 일일이 코딩법이나 구체적 기술을 가르쳐주는 교사나 강사는 없다. 3명이 조를 이뤄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알아서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수강생들이 자정을 넘겨서도 강의실을 떠나지 못하는 일은 예사롭다. 정글은 수강생들의 몰입을 돕기 위해, 강의실에서 도보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카이스트 기숙사에 합숙소를 제공한다.

공식적인 휴일은 없지만 보통 일요일 하루를 쉰다. 그래서 5개월 동안 가족·친구와의 사적인 관계는 포기하다시피 해야 한다. 4기 수강생이었던 이진호씨는 "과제의 대부분이 간략한 안내만 있을 뿐, 공부를 얼마큼 어떻게 하라는 지시가 전혀 없다"며 "완전히 자율적으로 공부하는데, 하루에 16, 17시간 코딩만 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글을 기획했던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몰입은 결국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온다"며 "정글의 1주일은 다른 개발자 양성학교의 1개월과 같은 셈"이라고 자부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22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문지캠퍼스 강의동에서 정글 수강생들의 발표를 듣고 있다. 대전=홍인기 기자

정글의 법칙③: 자율 DNA를 새겨라

정글이 이렇게까지 자율을 강조하는 것은 개발자의 업무 특성과 관련이 크다. '마흔 넘은 개발자는 치킨집을 차려야 한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퍼질 정도로, IT 업계는 변화가 빠르고 기술 업데이트가 신속하게 이뤄진다. 그래서 정글은 5년, 10년 뒤에도 도태되지 않는 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해, 스스로 몰입해 새 기술을 학습하는 유전자정보(DNA)를 수강생들에게 새기고 있다. 당장 취업시장에서 요구되는 실무 기술보단 C언어, 알고리즘, 운영체제 프로젝트 등 기본기를 다지는 데 대부분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까지 정글을 거쳐간 1~4기 수강생들은 약 120여 명이다. 졸업 이후 6개월 이내 취업에 성공하는 사람이 90%가 넘고, 네이버, 토스, 크래프톤 등 정글과 협력을 맺은 기업에 취업하는 비율도 절반 정도다. 장병규 의장은 "스스로 배울 줄만 안다면 30대 중반에도 신기술로 무장한 연륜 있는 개발자,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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