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나 Life] 공부법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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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지친몸을 이끌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날씨가 습해서인지 더욱 피곤하게 느껴졌다. 다른 ‘타잔’들도 오늘만큼은 강하지 못했다. 축 쳐지는 몸을 이끌고 들어온 기숙사는 더욱 불쾌하였다. 3일정도 지난 빨래가 하나도 마르지 않을정도의 습도였다. 아마존 습지에서 잠을 자면 이런 기분일까.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햇빛이 들지 않는 구조로 설계된 카이스트기숙사에 대한 애정이 조금 식는 기분이였다.

오늘까지 공부를 끝내리라고 다짐했던 우선순위 큐… 이걸 해야하는데… 노트북이 도저히 열리지가 않았다. 타협을 해서 침대에서 노트북을 폈다. 유튜브 인강을 3분정도 보는데 온몸에서 땀이남이 느껴졌다. 이불까지 축축해진 기숙사에서 피곤한 몸으로 공부를 하자니… 공부를 하는데 누가 옆에서 계속 분무기를 뿌려대는 기분(?) 이였다. 강의실로 갈까… 생각이 들다가도, (내가 선택했지만)내가 처한 상황이 괜시리 원망스러워지며 짜증이 올라왔다. 이대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겠다 싶어서 드러누웠다.

침대에 드러누워서 노트북으로 강의를 이어 보았다. 이제야 글자가 좀 눈에 들어오는 기분이였다. 멍~하니 듣는 와중에 일정부분 깨달은 바가 있었고 정리까지 해낼 수 있었다. 힙과 우선순위큐에 대해 깨달은 바를 룸메이트에게 자랑스럽게 설명한 뒤, 기쁜 마음으로 다시 드러누웠다. 나의 체력의 마지막까지 공부를 해낸 뒤, 룸메이트에게 설명 할 수 있을 정도의 성취를 이룬 뒤 잠을 잔다? 공부하는 입장에서 뿌듯한 업적이 아닐 수 없었다.

만약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공부를 했다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요즘은 공부법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주100시간 공부 프로그램이니 뭐니 하지만, 여기서도 결국 주100시간동안 ‘집중’을 계속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집중이 안될 때는, 개발일지를 쓰기도 하고,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커피한잔을 하고 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질문은 자연스레 휴식은 무엇인가로 이어진다.

집중을 가능하게 해주는 요인은, 내가 얼마나 ‘안간힘을 쓰고 공부하느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요소중 하나는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공부하기 직전에 어떤 적절한 쉼이 있었느냐 인 것 같다. 또다른 비교 대상으로는 ‘위기의식’ 도 있을 것이다.

위기의식에 대해 먼저 생각하는 바가 있다. 중간고사가 3일 남았다던지, 논문제출이 5일남았는데 실험결과 데이터가 없어졌다던지, 중요한 회의가 있는데 늦잠을 잤다던지… 등 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하려던 일을 마무리 하려고 할 것이다. 그럴 때 사람들은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서 내가 그 일을 마무리 했다고 생각한다. 나쁘지 않다. 순간적으로 적절한 몰입도 이루어 졌을 것이다. 하지만 ‘학습’과정에서는 썩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로켓의 추진체와 같다고 생각한다. 어떤 추진체는 성능이 좋고 확실하지만, 로켓을 밀어내며 해로운 성분들을 배출 해 낸다.

강요당하는 상황, 혹은 급박한 상황속에서의 학습은 평정심을 유지한 상태에서의 학습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정 장애를 얻은 사람을 보기도 했고, 몸이 회복되는데에 몇일이 걸리기도 하고.. 뭐 그렇다.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학습은 마음 속 평화를 이루어 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부를 하다보면 마음 속 평화가 없어진다. 점점 몰입하며 눈앞의 네모 속으로 마음과 몸이 가까워지며 정신을 차렸을 때는 평화를 잃어버린지 오래이다. 그렇다. 내가 생각하는 휴식은 마음 속 평화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나도, 쉬는시간에 웹툰이나 인스타 피드를 내리며 평화를 오히려 잃어비린다.

춤, 노래, 운동, 담배, 술 독서, 소풍, 여행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 sw정글에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매 순간들을 공부한다. 습했던 어제를 생각 해 보면, 습도탓도 있겠지만 이미 평화와 집중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괜시리 낑낑대며 공부했던건 아닌가 생각이 든다.

picnic (사진: 22/10/03 즐거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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