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극단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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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극단 "심각한 밤을 보내리"
만날 수 없는 것들을 모두 만나는 밤
<유령극단 “심각한 밤을 보내리”>는 장소특정적 소리를 전달하는 위치인식 헤드폰을 이용하여 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관객참여, 이동형 공연이다. 관객은 남산골한옥마을과 주변 남산 기슭의 어둠이 짙어질 무렵 현실에서 과거 또는 미래의 시간으로 여정을 떠난다. 존재했었던, 존재하게 될 것들과 사람들의 목소리는 은밀한 속삭임이 되어 관객을 이끈다. 어둠 속 시간의 길을 따라 밤의 산책을 한 관객은 오래된 한옥에 자리를 잡고 있는 유령인지, 미래의 환영인지 알 수 없는 로봇들과 마주하며, 그들의 사연을 듣는다. 작품은 ASMR, 바이노럴 기술을 이용한 몰입감 있는 청취가 가능한 헤드폰을 이용하여, 소리를 통한 관객의 몰입의 경험을 확장시켜주며, 인간 공연자가 아닌 로봇을 전면으로 등장시켜 메카니컬 씨어터의 경험을 제시한다.
_글 박지선
시놉시스
타임캡슐이 숨겨져 있는 미지의 통로에 다른 시간의 존재들이 모여 있는 산속마을이 있다. 어둠이 내리면 숲의 정령은 그 유령같은 존재들에게 그들의 흔적을 전달할 수 있는 인간의 목소리를 부여한다. 관객은 새로 빙의된 연인들의 사랑이야기를 뒤로하고 더욱 울창해지는 밤의 숲길에 외나무다리를 지나 반전의 집에 도달한다. 그곳은 우물에 비친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찾아 우물속으로 뛰어내린 어느 혼령의 메아리가 들려지는 곳이다. 그 소리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부딪쳐 돌아오는 시간 속 왜곡된 자신의 모습도 사랑할 수 있게 하는 황홀경이다. 시간을 넘어 아이는 노인이 되고 외나무다리를 건너던 노인은 메아리만을 만들고 살아온 자신의 돌이킬 수 없는 회한을 노래하며 유성처럼 사라진다.
반전의 집에서 들은 메아리의 화두로 시작하는 마을의 공간에는 ‘기계식 영매 접합술’로 탄생한 여러 로봇들과 함께 수술실, 재활 치료실이 있으며 시술중인 로봇들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흰새와 검은새로 분한 나엘과 필립의 대화가 들려온다. 그들은 극중의 유령들 중 로봇이 아닌 자연의 존재와 합치되어 남아 있으며 자유로이 시공간을 오갈 수 있다. 숲속의 반전의 집은 시간의 우물과 닿아 있고 그곳에선 언제나 메아리가 들려온다. 시술이 끝난 로봇들은 예쁜 달밤에 구령에 맞춰 체조를 하며 이후 마당에서 펼쳐지는 살풀이 음악에 맞춰 다같이 춤춘다.
예술과 과학의 융합이라는 화두가 유행하며 많은 사람이 최첨단 기술, 특히 VR이나 AR에 주목하는 반면, 권병준은 일상적으로 익숙하고 저렴한 간단한 기계 장치에 주목해서 건축적 공간이나 주변 환경을 환기하는 작업을 보여 왔다 ...... 로봇만의, 기계만의 퍼포먼스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차원일 뿐, 존재론적 차원에서 이 작업은 근본적으로 전통적인 휴머니즘의 가치를 고수하는 인간 극장이다.
_미술비평가 김정현
콘셉트‧연출‧사운드‧기술 총감독: 권병준 / 작가: 권병준 with AI / 기술제작감독: 백주홍 / 조연출: 조웅철 / 조명디자인: 신동선 / 조명오퍼레이터: 홍주희 / 기술지원: 오의진, 윤중선, 조수아 / 녹음 및 편집: 김근채(펑크타이어 스튜디오) / 사진 기록: 전병철, 옥상훈 / 영상 기록: 장지남 / 프로듀서: 박지선, 최봉민(프로듀서그룹 도트) / 목소리 출연: 권병준, 박선희, 박현지, 성수연, 우범진, 이경구, 조웅철 / 어린이 목소리 출연: 박준우, 박해빈 / 특별 출연: 유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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