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나 Life] 허무에 빠지는 이유
카테고리: life
믿음
믿음이라는건 만들수도 있다. 내가 예수를 믿을수도 있고, 내가 부처를 믿을수도 있다. 또 어떤것들을 믿을 수 있을까?
학교의 선생님을 믿을수도 있을 것이다. 저 선생님이 말하는 모든 단어가 진리이고, 그걸 학습하면 내게 좋은 이득이 올것이라고 믿을수도 있다.
친구를 믿을수도 있다. 이 친구들과의 우정은 변치 않을 것이며, 영원히 함께할 것이다. 서로를 속이는 일 없이 끈끈한 우정을 기반으로 함께 있으면 즐거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믿을수도 있을 것이다.
또 무엇을 믿을수 있을까?
보이지 않은 어떤 영적인 존재를 믿을수도 있고, 돈을 믿을수도 있고, 친구들을 믿을수도 있고, 사랑과 우정의 불변성을 믿을수도 있을 것이다.
또 무엇을 믿을 수 있을까?
자기 자신을 믿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믿음의 배신
사람들은 언제 공허를 느낄까 생각해보았다. 사람들이 언제 허무에 빠질까 생각 해 보았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내가 경험으로 겪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겪어보았을 그런 상황이다. 믿음에 대해 배신당했을 때 공허를 느끼지 않나 싶다.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했을 때, 믿었던 사랑이 어느새 작아져 있을 때, 믿었던 동네 목사님이 사기꾼이라는걸 알았을때, 믿었던 회사에서 짤리게 되었을 때, 건강하다 믿었던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평생 함께할것 같던 할머니/할아버지가 이제는 함께할 수 없다는걸 알았을 때, 단골 식당이 음식을 재탕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비행기가 하필 결항되었을 때, 해외에서 꼭 가보고싶었던 식당이 하필 공사중일 때, 믿었던것이 무너져 내릴때, 아니라는것을 알았을 때, 그럴 때, 그런 순간이 왔을 때, 우리는 공허를 느낀다. 혹은 허무에 빠지거나, 순간적으로 놀라기도 한다.
슬픔에 빠지기도 하고, 현실을 부정하기도 하고, 늪에 빠지기도 한다. 혹은 애써 긍정적으로 사고를 전환시켜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믿음이 배신당했다는 것을 “인지”할 때 일어나는 것 같다.
몰랐던 믿음의 배신
위처럼 일상생활에서 많은 것들이 우리를 배신한다.
또 어떤 경우가 있을까?
바로 나 스스로 배신을 하거나, 나의 미래가 나를 배신할때, 나의 현실이 나를 배신할때가 아닌가 싶다.
내가 알고있던 지식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을 때, 알고보니 문제의 주범이 나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내가 예방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런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이는 인생의 전반적인 과정에 있어 단편적인 문제이다. 잘못된 하나의 조각은 쉽게 고칠 수 있다. 발견할수도 있다.
하지만 인생 전반에 걸쳐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가 있다. 이는 아주 천천히 찾아오며, 때로 고치기 늦었다고 느낄때도 있다.
나는 100살까지 살것이라 믿으며 매달 마라톤을 뛰던 사람이, 60살에 암에 걸려 눕게 된다면 허무함을 느낄 것이다.
회사에서 우수한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하던 직장인이 42살에 해고통지를 받게된다면 공허함을 느낄 것이다.
유명한 작곡가가 되기위해 15년동안 편의점알바를 해가며 음악을 했지만, 히트작이 나오지 않는다면 허무함이 느껴질 것이다.
3년동안 항상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던 고등학생이, 수능을 망치게 된다면 충격과 허무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처럼 내가 오랬동안 생각하고 행동해왔던것이 나를 배신하면 공허와 허무와 충격과 슬픔이 찾아오는 것 같다. 위의 예시는 가상의 예시이다. 좀더 현실적인 몇가지 이야기를 해보겠다.
열심히 일을 하며 살아왔지만, 어느덧 주변을 둘러보니 나의 사업은 성공했지만 주변 사람들과는 멀어져 있을수 있을 것이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면 장밋빛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원하는 대학을 갔지만 기다리고 있던 드라마틱한 미래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20년동안 열심히 연구해온 요리들을 바탕으로, 자신있게 식당을 열었지만 비싼 가격과 애매한 위치때문에 손님이 오지 않을수도 있다.
무엇인가를 열심히 했지만 기대했던 합당한 결과가 돌아오지 않았을 때, 그러한 상황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공허와 허무는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가 클 때 절실히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열심히 했지만 이상에 닿을 수 없을때 허무에 빠질 위험이 특히 큰 것 같다. 너무 늦게 알게된 배신은, 현실을 부정하게 만들고 싶어지기도 하고, 진실을 보고싶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열심히”하지 않더라도 공허에 빠질 일은 충분히 많다. 매달 마라톤을 뛰던 사람은 의도치 않게 지병에 걸렸고, 회사에서 좋은 실적을 내던 42세의 회사원은 예상치 못한 코로나로 실직을 하게 된 것이다. 몇달간 기대했던 해외여행은 예상치 못한 태풍으로 비행기가 뜨지못해 못가게 된 것이다. 당장 내일이 어떻게 될지, 미래가 어떻게 될지 컨트롤하기는 매우 어렵다. 당장 내일의 일과는 얼추 맞출 수 있겠지만, 한달뒤의 나, 1년 뒤의 내 모습, 10년뒤의 내모습을 예상하기는 매우 어렵다.
미래를 바꾸기위해 “열심히” 노력하기도 하지만 그 미래는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다양한 요인으로 도달할 수 없는 목표였을수도 있다. 노력없이 천운으로 얻을수도 있겠지만 “열심히” 목표에 달려감으로써 그 가능성을 조금 더 올릴수는 있을 것이다.
허무를 피하는 방법
어떻게 해야 허무를 피할 수 있을까? 현실에 조금 더 많은 가치를 두는 것이다. 현실을 살아라, 오늘을 살아라, 가진돈과 에너지를 오늘 모두 소비해라… 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는 비현실적이다. 현실에 집중하되, 미래는 조금만 신경쓰는게 적절해 보인다. 미래를 위해 노력을 하지만, 오늘과 내일이 더 중요함을 느끼고, 지금 이 순간이 훨씬 더 중요함을 느끼는 것이다.
10년뒤 나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나와 함께 밥을 먹고, 나와 함께 이야기하고있는 이 사람들에 집중하는게 더 현명해 보인다. 그것이 허무를 피하는 방법이고, 후회하지 않는 방법이라 굳게 믿는다.
현재를 갈아넣고 미래에 몰빵을 할 수도 있다. 간혹 그런 투자에 대한 성공소식은 우리에게 큰 귀감이 된다. 하지만 이는 허무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한 귀감이 되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워준다. “나도 3년만 고생하면 저렇게…”, “나도 내 인생(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저렇게…” 와 같은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 수도 있다. 한번 투자해 볼 수도 있다. 그리고 큰 만족감을 느낄만한 성취를 이룰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높은 확률로 허무에 빠지게 된다.
미래에 대해 투자를 전혀 안할수는 없다. 결국 미래와 현재의 밸런스를 어떻게 잡느냐가 본인의 인생을 잘 풀어나가는 키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오늘 1시간을 투자해서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확률이, 오늘 3시간을 공부해 미래의 억만장자가 되는데에 성공할 확률보다 높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능력이 너무 뛰어나 미래에 조금 더 투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천재 과학자는 연구에 시간을 투자하면 엄청난 발견을 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 본인의 시간을 미래의 연구업적을 위해 투자하고 성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업가는, 지금의 자금흐름을 볼 때,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사업이 크게 확장되리라는 것을 알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미래에 대해 어느정도의 확률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고 현재와 미래에 시간을 적절히 분배하는것은 좋은 선택일 것이다.
종종 친구들과의 술자리를 거절하고, 30분씩 운동을 하는것은 미래에 “건강”이라는 엄청난 자산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친구들과의 약속을 끊어내고 하루에 4시간씩 매일 혼자 운동하는것은 (직업이 아닌경우)허무에 빠질 확률이 매우 높을 것이다.
현재, 이순간, 지금 같이 있는 사람들에게 집중하되, 나에대한 냉철한 판단을 기준으로 미래에 대해 적절한 시간을 투자하는것이 허무에 빠지지 않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싶다.
확률이 낮은 로또에 전재산을 투자하는 사람도, 천국을 가기 위해 자신의 모든 시간과 돈을 기부하는 것도, 가족들과의 시간을 뒤로하고 공부만 하는 사람도, 나에게 꼭 맞는 사람을 찾기 위해 50번이상 소개팅을 하는 사람도, 어떤 환상을 가지고 어떤 확률을 가지고 집착적으로 행동을 하고있을 수도 있다. 자신의 능력과 상황, 시간, 돈, 에너지, 체력,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적절히 균형을 잘 맞춘다면
지혜롭게 삶을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nd
이는 가끔 어떤 환상에 빠져 과몰입 하거나, 종종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하다 허무의 늪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는 나를 위한 글이며,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정신상태로, 주변과 행복을 나눌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적게된 글이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이 더 행복하고, 즐겁고.. 후회하지 않을 시간을 보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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